운전1 심인 씨의 버스 타기 탕탕! 탕! 버스 차체는 생각보다 튼튼한 편이 못되어서 그리 힘을 주지 않았음에도 찌그러질 듯한 양철판 소리를 토해냈다. 하지만 심인 씨에게 그런 정도의 공공의 안전성을 고려할 여유가 있을 리 없었다. 그는 꼭 끼지 않아 헐렁한 구두가 발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발가락을 잔뜩 구부려 힘을 넣은 채로 이미 십여 미터를 허둥지둥 뛰어왔다. 그의 오른손에는 세일즈용 팸플릿을 가득 담아 배가 부른 낡은 가방이 들려 있었고, 목에는 엘니뇨 탓에 한 달은 빨리 온 무더위로 흘러내린 땀을 닦느라 느슨하게 풀어놓은 넥타이가 급히 뛰어오는 통에 한쪽으로 돌아가 있었다. 눅눅한 습기 탓인지 심인 씨의 적당히 살이 붙은 몸체에서 흘러내리는 땀은 심인 씨를 옥죄는 열기를 제대로 식혀주지 못하고 있었다. 심인 씨의 생각에 버스.. 2023. 6.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