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데일테리어1 벤지 죽기 전에는 개를 키울 수 없을 줄 알았다. 생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음 기댈 놈 하나 곁에 두기를 항상 바랐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도 늘 있었다. 아파트에 살았고, 개를 돌보는 데 필요한 하루 몇 시간도 빼기 힘들었고, 결정적으로 아내가 개를 무서워했다. 은퇴 후 시골에 내려오고 나서는 건강과 나이가 걸렸다. 입양할 강아지보다 내가 더 오래 산다는 보장이 없었다. 건강수명을 따지면 더 그랬다. 통원으로 시작하겠지만 결국 집보다 병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질 때쯤에는 제대로 돌보지 못할 테니까. 나는 이미 30년 넘게 혈압약을 먹어왔고, 콜레스테롤과 당뇨 수치도 경계에서 간당간당했다. 노안이 심했고 해마다 떨어지는 체력을 익히 알고 있었다. 내 개의 마지막을 책임질 자신이 없었다. 서준이 강아지를.. 2024. 8.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