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참나무1 약국 단상(斷想) 할아버지는 오늘도 할머니의 몸살 약을 사러 오셨다. 다시 뵙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르신의 표정이 염려한 만큼 어둡지 않아 반가움과 함께 조금은 안심이 된다. 늘 사 가시는 할머니의 약을 드리며 여쭤보니, 지역 2차 병원에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가라고 해서 낼모레 올라가 보기로 했다고 하신다.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게다. 늘 그랬던 대로 별걱정 없는 표정으로 다녀오마고 돌아서신다. 엊그제, 할아버지가 본인의 내과 기침약 처방전을 가지고 오셔서 약을 받으시며 CT 사진과 방사선과 소견서를 보여주시는데, ‘lung cancer’라고 쓰여 있었다. 자세히 설명할 수도,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저 기침이 감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병원에서 지시한 대로 자식들과 상의해서 정밀검사 받아.. 2023. 6.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