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격1 나는 자랑스런 “할머니가 뭐라고 하든, 아니라고 하지 마. 그냥 네, 네 하고, 그런가 보다 해.” 자리에 앉자마자 이어폰을 끼고 차창 밖만 보는 하린에게, 은희는 작심하고 주의를 줬다. 하린이 한쪽 이어폰을 빼며 되물었다. “뭐라고?” “할머니. 오랜만에 만나는데 괜히 따지고 딱딱한 말 오가는 거 싫어. 할머니 건강도 그렇고, 이제 뭐라 한다고 바뀔 수도 없는 연세야. 할머니가 널 얼마나 아끼는지, 너도 알지?” KTX는 통로까지 가득 찼다. 설에 맞춰 내려가는 건 몇 년 만이었다. 매년 설은 시댁에서 쇠고 대구에는 설 다음 주말에나 다녀오곤 했었다. 큰집에 교통사고가 없었으면 이번에도 그랬을 텐데, 명절에도 하린이 큰아빠가 퇴원할 수 없었다. “아들도 없는데 설은 무슨, 이번에는 그냥 쉬는 걸로 하자.” 덕분에 설.. 2023. 11.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