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1 안경을 닦다 딩동! 두 시가 다 되어 가는 새벽, 매일 같이 듣는 엘리베이터 소리가 유난히 신경 쓰인다. 정적을 깨는, 가볍지만 삭막한 소리. 보통은, 가벼우면 경쾌하기 마련인데 외려 건조하고 어둡다. 기분 탓이겠지. 누구에게나 똑같은 소리일 터인데, 아이들 귀에도 이리 들리면 어쩌나 싶다. 정말 그렇다면, 이사라도 가야 하는 게 아닐까? 아이들에게는 달리 들릴 수도 있겠지. 출발선의 육상선수처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나가는 아이들을 보면, 녀석들에게는 이 소리가 출발신호처럼 설레고 긴장되는 느낌인지도 모른다. 나의 달리기는 이미 익숙한 만큼 지겹기도 한 반환점 근처, 이제 막 출발선상에 있는 아이들과 나를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쩌면 아이들은, 그런 소리 따위 있는지 없는지 아예 관심 밖일지도 모르.. 2024. 10. 29. 이전 1 다음